아쉬웠던 그랜드하얏트 서울 테판 (서울 용산구)
미쉐린 가이드 대표 맛집, 테판 (Grand Hyatt Seoul, Teppan)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글쎄..?
설 명절, 시어머님이 (삼일 이른) 결혼기념일 선물로 자유부부 시간을 주셨다. (손주 콩깍지 사랑 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자유부부 시간? 육아 휴식, 부부만의 시간 🙏🏻
아이 낳고 처음 주어진 자유부부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고민하다 선택한 '전시회 관람 + 남이 해주는 고급진 밥' 데이트
문제는 '남이 해주는 고급진 밥'이 었는데! 설 당일 예약하려고 하니, 평소에 가고 싶었던 레스토랑들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줄줄이 예약 불가였고! 얼마전 친구가 인스타에 올려~ 우연히 떠오른 테판에 전화했는데, 마침 막 취소한 저녁1부 두자리가 있다고..!

당일 남은 좌석 예약으로, 뷰가 좋은 좌석이 아니었다.
불행인듯 다행인듯?? 남산뷰가 끝내주는 테판이지만, 미세먼지 '최악, 아주 나쁨'으로 원하는 뷰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와 대접받는 느낌이 좋은 건...! )
아래는 우리 부부가 먹었던 '디럭스 윈터' 메뉴이다.

첫 번째 메뉴, 푸아그라 (무화과 처트니, 베리, 브리오쉬, 졸인 복분자 소스)
호불호가 갈리는 메뉴인만큼 조금 긴장하고 먹었는데, 비린맛도 없었고 달콤한 복분자 소스와 과일들과의 어울림이 좋았다.
처음 푸아그라를 접한 신랑은 식감이 부드럽고 좋았다고 했다.


두 번째, 바닷가재/랍스터 (레드 퀴노아, 메밀 씨, 허브, 바닷가재 알)
사악한 가격의 랍스터는 익히기 정도에 따라, 대게 아니 홍게보다도 못 한 질김과 맛을 낼 때가 있다.
그러나 쫄깃한 정도로 잘 익혀져있었고, 아래 레드 퀴노와로 만든 소스와도 참 잘 어울렸다.
사진에 보이는 저 초록색 식물(이름 까먹...)의 아삭거리는 식감이 독특했는데, 중간중간 입안의 개운함을 더해줬다.

세 번째, 지리산 흑돼지 안심 (애플 와사비 퓨레, 파 샐러드, 고추장 드레싱)
고기집 파절이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고급진 '파 샐러드 with 고추장 드레싱'으로 변신한 순간!
(얇고 부드럽게 파를 써는 비법이 궁금했..!)
지리산 흑돼지 안심은 약간 퍽퍽하고, 살짝 고기 냄새가 났다. 고기에 엄격하고 진심인 내게..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비싼 가격을 고려한 고기러버는 (한 조각을 신랑에게 주며) 접시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네 번째, 메로 파피요트 (아스파라거스, 버섯, 허브, 트러플 다시)
철판에 익힌 재료를 육수(소스?)와 함께 다시 끓여 만든다.
비닐에 넣고 끓여(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신랑이 극혐했다.
실제로 Papillote를 구글링해보니, 프랑스어이고 주머니/소포에 넣고 구운 다음 요리하는 방법인데, 구글포토를 보니 보통은 종이에 감쌌더라..
그러나..! 코스 메뉴 중 맛은 베스트였다 😭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하며 육수까지 호로록 먹었다.....😱

다섯 번째, 한우 안심구이 1+ (간장 향을 입힌 배추, 트러플 감자 퓨레, 마늘, 구운 녹차소금, 와사비)
나는 미디엄, 신랑은 미디엄레어를 주문했다.
이 역시 고기에 엄격한 내게는 육즙이 부족했고, 고기 그 자체로는 최고의 스테이크 맛은 아니었다.
(최근에 너무나 신선하고 맛있는 고기를 주문해서 먹고 있어 그런가, 입이 고급이 되었다.🥴)
그러나..! 함께나온 가니쉬는 이유가 있는 법!
특히 트러플 감자 퓨레와 함께 먹어보니, 스테이크를 훨씬 부드럽게 해주었고, 풍미를 살려주었다.

여섯번째, 한우 불고기 볶음밥 (한우 불고기, 파, 김치, 김자반, 동치미)
한국인은 철판 요리 끝에 볶음밥이 필수이지 않나?
달달한 '한우불고기 + 김치 + 김자반'의 조합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
앞서 그 많은 코스를 먹으며 가득찬 위를 신랑이 남긴 것까지 싹싹 긁어먹으며, 밥으로 눌러주었다...
(나는 역시 탄수화물이 제일 맛있다.)


일곱번째, 호떡 (한국식 녹차 팬케이크, 견과류, 흑설탕, 바닐라빈 아이스크림)
길거리 천원짜리보다 작은 호떡이 '한국식 녹차 팬케이크'로 변신한 순간!
디저트는 예쁜 모양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고급진 데코로 먹기 아까운 비쥬얼을 뽐내는 고급 호떡이 나왔다.
'호떡 + 달달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말해 뭐하겠는가.
다이어터(?) 신랑이 남긴 아이스크림까지 순삭.


다른 블로그를 보니, 시즌에 따라 메뉴의 변화가 약간 있는 듯 한데,
'20년 2월12일 테판의 저녁 메뉴는 위 사진과 같다.
Winter Menu와 Deluxe Winter Menu 두 가지가 있고,
메뉴는 관자vs푸아그라, 왕새우vs바닷가재, 메로 파피요트 여부가 다르며,
가격은 세금 포함 1.5만원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알러지가 없다면 1.5만원의 차이이니 Deluxe를 추천!
두 사람이 먹으면 41만원(거금)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뷰도 아쉬웠고,
특히 스테이크 메뉴는 기대에 충족을 하지 못했으며,
파피요트를 비닐에 넣어 삶는 모습에...
아마도 내돈내산으로는 재방문하지 않을 것 같다.
심지어 그랜드 하얏트는 다른 고급 호텔들과 비교하면
웨이팅하거나 식사 후에 즐길거리가 너무 없었다...